‘모두에게 열린 경기Games Wide Open’ 2024 파리 올림픽 난민팀
‘모두에게 열린 경기Games Wide Open’ 2024 파리 올림픽 난민팀
“더 빠르게(DITIUS), 더 높게(AITIUS), 더 힘차게(FORTIUS)”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고, 인류의 우정과 평화, 스포츠의 가치를 되새기는 전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이 올여름 파리에서 열립니다.
‘모두에게 열린 경기Games Wide Open’를 슬로건으로 개최되는 제33회 파리 올림픽은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계속됩니다. 올림픽은 지난 2016년 이전까지 수천 명의선수들이 자국을 대표하여 경쟁하고 각국이 메달 수를 경쟁하는 국가 대항전이었습니다.하지만 2016 리우 올림픽에 최초로 등장한 이 팀 덕분에, 세계 평화와 국경을 뛰어넘은 우정을 상징하는 올림픽 정신이 더욱 선명해졌습니다. 바로 전 세계 1억 1,730만 명의 강제 실향민을 대표하는 ‘올림픽 난민팀(Refugee Olympic Team)’입니다.
올림픽 및 패럴림픽 난민팀은 분쟁과 박해, 폭력 등 피치 못할 사유로 조국을 떠나 난민이 된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유엔난민기구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 패럴림픽 위원회(IPC) 및 올림픽 난민 재단과 협력 아래 결성한 특별팀입니다.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에 10명의 선수가, 리우 패럴림픽에는 2명의 선수가 사상 최초의 난민팀으로 출전했으며, 2020년 도쿄 올림픽에는 29명, 패럴림픽에는 6명이 출전했습니다. 올해 파리 대회에는 올림픽에 36명, 패럴림픽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난민팀이 출전할 예정입니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ROT(Refugee Olympic Team : 난민 올림픽 팀)이라는 국가 코드로 출전했던 올림픽 난민팀은 지난 2020 도쿄 올림픽부터 EOR(프랑스어, Équipe olympique des réfugiés : 난민들의 올림픽 팀)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하고 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 난민팀은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난민팀 엠블럼을 들고 개막식에 입장하는 팀으로 기록될 예정입니다.
지난 2016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에는 국가 없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깃발을 들고 입장했던 난민팀이 이번 대회에서는 중앙에 하트가 있는 자체 엠블럼을 가슴에 달고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되었습니다.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난민팀은 역사적인 첫 엠블럼과 함께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입장할 예정입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는 아프가니스탄, 카메룬, 콩고, 쿠바, 에리트레아, 에티오피아, 이란, 남수단, 수단, 시리아, 베네수엘라 등 11개국 출신 36명의 선수가 태권도, 육상, 유도, 역도, 사격, 사이클링, 수영, 레슬링, 배드민턴, 복싱, 브레이킹, 카누 등 12개 종목에 출전합니다.
지난 5월 2일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할 난민팀 최종 선수명단이 발표됐습니다. 페리나 나캉 선수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
되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기쁨의 눈물이 왈칵 쏟아지며 고생하고, 노력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갔습니다.
남수단에서 태어난 페리나는 계속되는 분쟁을 피해 일곱 살에 케냐로 피난했습니다. 고된 피난 여정 끝에 카쿠마(Kakuma)난민촌에 다다른 어린 소녀를 달래준 것은 다름 아닌 스포츠였습니다. 농구와 축구 등 여러 운동을 거치면서 페리나는 달릴 때 희열을 느낀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카쿠마의 흙바닥을 달리며 꿈을 꾸던 소녀는 이제 올림픽 육상 출전 선수가 되어 전 세계 난민을 대표해 트랙을 힘차게 내딛을 예정입니다.
올림픽 난민팀은 여러 기준을 바탕으로 구성됩니다. 각 선수의 스포츠 성과가 우선적으로 고려되며, 국제올림픽위원회의 난민 선수 장학 프로그램(Refugee Athlete Scholarship Programme)참여 선수 중에서 선발합니다. 난민 선수 장학 프로그램은 올림픽 난민 재단(Olympic Refugee Foundation)이 관리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의 글로벌 이니셔티브인 올림픽 연대(Olympic Solidarity)가 기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난민 선수 장학 프로그램 및 올림픽 난민팀 선수 선발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관할하고 있으며 유엔난민기구는 난민 보호 국가 정부와 협력하여 예비 선수의 난민 지위를 확인합니다. 올림픽 난민팀은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전 세계 강제 실향민을 대표하는 만큼, 출신 국가, 출전 종목 및 성별 등 다양하고 종합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선발합니다.
스포츠가 가진 힘은 무궁무진합니다. 난민에게도 스포츠는 단순한 여가 활동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특히 난민 아동과 청소년에게 스포츠는 새로운 사회에 포함되고 보호받을 수 있는 기회, 나아가 치유하고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난민이 새로 자리 잡은 지역사회와 더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난민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 on Refugees)’ 44항에도 “스포츠가 [...] 특히 난민 어린이와 [...] 청소년의 사회 발전, 포용, 결속 및 복지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노인과 장애인도 마찬가지”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를 토대로 유엔난민기구는 난민 포함 강제 실향민 아동, 청소년 및 청년들의 사회적 발전, 포용, 결속, 그리고 웰빙을 지원하기 위한 파트너십, 프로그램, 프로젝트 및 도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스포츠 기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전 세계 강제 실향민의 스포츠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FC 바르셀로나 재단, 세계태권도연맹, 국제유도연맹, 아시아축구연맹 등 국제 스포츠 기구와의 장기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2022년에는 난민 스포츠 활동을 확대하고 스포츠 분야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유엔난민기구 최초의 스포츠 전략, ‘게임 그 이상(More than a Game)’을 발표했습니다.
2024 파리 올림픽은 올림픽 난민팀이 결성된 지 벌써 세번째 올림픽입니다. 등장만으로 주목받았던 지난 2016 리우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 난민팀 선수들은 지금 어떤 활동을 하고 있을까요?
고향 남수단의 분쟁을 피해 홀로 케냐 카쿠마 난민촌으로 피난한 10살 소년. 하나밖에 없는 운동화로 육상을 시작한 케냐 난민 소년 이엑 푸르 비엘(Yiech Pur Biel)은 10여 년이 지난 2016년, 리우 올림픽 난민팀 육상 종목에서 전 세계 난민을 대표해 출전합니다. 2020년 유엔난민기구 친선 대사로도 임명된 푸르 선수는 다음 해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출전 선수 겸 난민팀 매니저로 활동했습니다.
난민 출신 중 최초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되어 전 세계 난민 스포츠 선수에 대한 인식 제고,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푸르 선수는 트랙 밖에서도 자신이 겪었던 고난과 역경, 성장의 이야기를 전 세계에 공유하며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5년 여름, 지중해를 통해 탈출하는 도중 보트 엔진이 멈추자 언니와 함께 바다로 뛰어들어 뭍까지 보트를 밀고 끌며 18여 명의 생명을 구한 시리아 출신 10대 난민 소녀. 고국 시리아에서도 수영 선수로 활동했던 유스라 선수는 독일로 피난한 이후에도 수영 선수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훈련한 끝에 올림픽 난민팀이 처음 만들어진 2016 리우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에 연이어 출전하며 올림픽 난민팀의 자랑스러운 일원으로 경기에 참여했습니다. 유스라 선수는 2017년, 최연소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선정되어 전 세계 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더 스위머즈The Swimmers’로 자신의 이야기를 널리 알린 유스라 선수는 전 세계 난민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힘입어 2023년 타임지가 선정한 가장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현역에서는 은퇴했지만 다가오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해설자로의 새로운 변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2024 파리 올림픽 난민팀 선수단장Chef de Mission인 마소마 선수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났습니다. 9살에 처음 탄 자전거 위에서 느꼈던 자유로움과 바람을 가로지르는 상쾌함을 잊지 못했지만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여성이 자유롭게 운동하는 것에 제약이 따랐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또래 여성을 모아 팀을 꾸릴 정도로 어린 마소마의 자전거에 대한 열정은 아무도 막지 못했습니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난민팀의 일원으로 사이클 경기에 출전했던 마소마 선수는 2021년부터 유엔난민기구 서포터로 활동하며 전 세계 난민 아동과 스포츠 꿈나무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2023년 글로벌 난민 포럼에서는 난민 체육인 대표로 연설하며, 전 세계 난민 문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스포츠를 통한 사회적 변화를 촉진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