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호-커버스토리] 따스함이 필요한 계절, 요르단 자타리(Zaatari) 난민촌에 찾아온 겨울
[겨울호-커버스토리] 따스함이 필요한 계절, 요르단 자타리(Zaatari) 난민촌에 찾아온 겨울
요르단 자타리(Zaatari) 난민촌의 겨울은 그 어느 곳보다 빠르게 시작됩니다. 무심하리만큼 추웠던 지난겨울의 기억은 다가올 추위를 더욱 두렵게 합니다.
요르단과 시리아 국경 근처에 위치한 자타리 난민촌은 한때 인구 면에서 요르단 내 4번째로 큰 도시였을 정도로 2011년 시리아 사태의 여파를 상징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2012년부터 시리아 난민을 보호하기 시작한 자타리 난민촌에는 현재 약 8만 명의 시리아 난민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곳의 겨울은 매우 춥습니다. 밤에는 너무 추워서 발이 꽁꽁 얼어붙어요. 추위를 도저히 견디기 힘들면 히터를 켜지만, 가스통은 금방 바닥나곤 해요. 가끔은 아빠가 얼마나 힘들게 일하는지 아는지 손녀들이 히터를 끄라고 말하기도 해요. 가스를 덜 쓰면 아빠를 더 많이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올해 56세인 가시바 알 자밀(Ghasiba Al-Zamil)은 시리아에서 요르단으로 온 난민 신청자입니다. 자타리 난민촌에 살고 있는 가시바는 난민촌 밖에서 일하는 아들을 대신해 세 손녀를 양육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계속되는 폭우로 난민촌의 길은 온통 진흙탕이 됩니다. 22,000여 명의 어린이들은 학교에 가기 위해 매일 아침 차갑고 축축한 진흙 길을 걸어야 합니다.
어린 타이마(Taimaa)와 마사(Massa)에게 겨울의 비와 습기는 두렵기까지 합니다. “비가 오면 빗물이 집안으로 새어 들어와 매트리스가 젖어요.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이면 젖은 매트리스에서 자야 해요.”
집을 떠나온 난민들에게 겨울은 유난히 춥습니다. 난민촌 임시 거처의 벽과 그나마 가지고 있는 몇 벌의 옷가지는 파고드는 칼바람을 충분히 막아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눈과 비, 그리고 추위는 난민이 마주하는 겨울의 많은 어려움 중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유엔난민기구는 지난 9월부터 일찌감치 자타리 난민촌에 겨울용 담요를 지원하는 등 혹한기 대비 지원을 시작했습니다.
또, 난민촌 임시 거처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비가 새어 들어오지 않도록 손상된 문, 창문, 천장 등을 교체할 수 있는 수리 키트를 제공했습니다.
겨울 대비를 위한 다목적 현금 지원도 시작했습니다. 지원받은 현금으로 난민 가족은 난로, 방한용품, 식품 등 상황에 맞는 가장 필요한 것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야세르 가족은 창문 틈에 붙일 단열재와 아이들을 위한 신발과 연료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따스한 마음이 절실해지는 계절입니다. 아무것도 없이 피난한 난민에게 혹한은 내전이나 폭력만큼 위험합니다. 난로와 담요, 간단한 방한용품만으로도 더 많은 난민이 무사히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올겨울, 난민 가족에게 여러분의 온기를 선물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