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호-WithYou가 만난 사람]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노력은 지금 시작돼야 합니다!” 난민 출신 환경 운동가, 오피라 오코트(Opira Okot)
[겨울호-WithYou가 만난 사람]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노력은 지금 시작돼야 합니다!” 난민 출신 환경 운동가, 오피라 오코트(Opira Okot)
오피라 오코트에게 2017년은 세 번째 피난의 해로 각인돼 있습니다. 내전을 피해 남수단에서 우간다로, 어린 시절 이미 두 번의 피난을 겪은 뒤 어렵사리 우간다 팔라벡(Palabek) 난민촌에 자리를 잡았지만,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고난이 찾아왔습니다.
난민촌에 닥친 기후 위기가 폭력과 분쟁을 어떻게 야기하는지 경험한 그는 자연스럽게 기후 활동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The Leads’라는 단체를 설립하고 난민촌 안에서 아이들에게 나무를 심고 키우는 방법, 친환경 난로를 만드는 법, 환경 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 등을 가르치며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활동을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대학 교육을 받으면서 기후변화와 강제 실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분명해진 것 같아요. 대학에 가기 전에도 기후 변화가 제가 속한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체감하며 늘 관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남수단에 살 때 홍수로 인해 가축 사육자들이 다른 지역의 농지로 이주를 하게 되면서 주민들과 갈등이 생기고, 그 결과로 또 다른 실향이 발생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우간다 난민촌에 와서는 삼림 벌채와 과도한 경작으로 난민과 지역사회 간의 관계가 악화되고, 빈곤과 취약성이 증가하는 것을 목격했죠. 이런 개인적 경험 때문에 자연스럽게 기후 활동가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기후 변화와 강제 실향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둘 중 어느 것이 먼저 시작되든 다른 하나는 뒤따르기 마련이고, 그 결과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인권이 위협받죠. 그래서 구호 활동가, 정부, 기업을 포함한 모두가 각자 자신의 활동이 기후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젊은 세대들이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해 정확히 알고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필수 교육 과정에 환경 수업이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늘 주장하는 것이죠.
난민은 환경 복원을 포함한 모든 인도주의적 대응의 최전선에 있어요. 기후 문제를 가장 처음 마주하고, 이에 대응하는 사람도 난민입니다. 실제로 현장에 가보면 난민들은 자신들이 직면하고 있는 기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의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자원이 거의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어떻게 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한다는 점에서 난민을 변화의 주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따라서 앞으로 기후 대응 프로그램을 실행할 때도 난민과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난민이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고, 상황에 맞는 접근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난민 주도 단체와의 협업은 더 효과적이고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입니다.
기업과 재단, 기업 등 민간 부문에서 기후 변화를 포함한 인도주의적 위기 해결을 위해 기부하는 것은 기후정의 실현의 훌륭한 사례라고 생각해요. 난민 지원 및 기후 행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난민이 되고 싶은 사람은 없고, 계속 난민으로 남길 원하는 사람도 없어요. 난민은 분쟁 혹은 자연재해의 무고한 피해 자이며, 분쟁 혹은 자연재해가 발생하기 전에는 모두 평범한 사람이었어요.
극심한 빈곤, 영양실조, 목숨을 잃을 만큼 위험한 피난길 등 난민들의 생활을 위협하는 것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반면, 난민들이 삶을 재건할 수 있는 기회는 매우 제한적이죠. 하루아침에 집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어버린 난민에게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WithYou 독자 여러분께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해 주실 것을, 더 나아가 난민 발생의 근본적 원인 종식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난민 문제, 그리고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노력은 지금 시작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