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sites icon close
Search form

해당 국가 사이트를 검색해 보세요.

Country profile

Country website

수단 폭력 사태: 강제로 떠나야만 했던 나라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남수단 난민들

남수단 렝크(Renk)의 조다(Joda) 국경 지점에 있는 말루알 마욤 덩(Malual Mayom Deng)과 가족의 모습. 조다는 수단 내 폭력 사태를 피해 수만 명의 남수단 귀환민들이 국경을 넘은 지점이다.
스토리

수단 폭력 사태: 강제로 떠나야만 했던 나라로 다시 돌아갈 수밖에 없는 남수단 난민들

수만 명의 남수단 난민들이 수단 내 폭력 사태를 피해 고향으로 돌아가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외딴 국경 지역에 발이 묶여 있다.
14 6월 2023

 

25살의 알레키르 카만 다우 아유엘(Alekiir Kaman Dau Ayuel)이 어머니, 이모들, 형제들과 함께 남수단 어퍼나일(Upper Nile)주 렝크(Renk) 지역의  임시 센터 밖 나무 아래에 앉아 있다. 이들은 계속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카르툼(Khartoum) 에서 가까스로 피난해 최근 남수단으로 국경을 넘었다. 

 


알레키르는 카르툼의 아프리카 국제 대학교(International University of Africa)에서 컴퓨터 공학을 공부하고 있었고, 4월 15일 폭력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는 생물학으로 전공을 바꿀 계획이었다. 겁에 질린 그녀와 가족은 거리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는 동안 집 안에 피신해 있었다. 그들은 총소리와 공습 소리를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고, 시신들은 땅에 묻히지도 못했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었고, 시신들은 땅에 묻히지도 못한 채 길에 널브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분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을 때, 빠져나올 기회를 잡았다. 그들은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버스에 올라, 약 10년 전 잔혹한 내전이 한창일 때 도망쳐 나왔던 남수단으로, 안전을 찾아 탈출했다.

알레키르는 “대학을 졸업하면 일자리를 찾아 언젠가는 카르툼을 떠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전쟁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렝크 내 임시 센터 밖에 앉아 있는 알레키르(왼쪽)와, 이모, 어머니, 사촌

렝크 내 임시 센터 밖에 앉아 있는 알레키르(왼쪽)와, 이모, 어머니, 사촌

긴장이 맴도는 국경 지역

약 80만 명의 남수단 난민이 수단에 살고 있었지만, 카르툼에서 폭력 사태가 발발하고 다른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된 이후 거의 46,000명이 자신이 떠나야만 했던 국가로 다시 건너갔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가 극도로 제한된 렝크에 발이 묶여 있으며, 인도주의 기관들은 긴급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다른 인도주의 협력 기관들과 함께 국경에서 임시 센터로 사람들을 이송하는 것을 돕고 있다. 이곳에서는 새로 도착한 사람들에게 식량, 물, 담요, 매트, 양동이 등 기본적인 물품과 응급 의료 처방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유엔난민기구는 가장 취약한 5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동 거주지와 비상용 화장실을 만들고 있다.

새로 도착한 이들에게 식량, 물 그리고 담요 등 기본적인 물품들을 제공하는 렝크 내 임시 센터

새로 도착한 이들에게 식량, 물 그리고 담요 등 기본적인 물품들을 제공하는 렝크 내 임시 센터

그러나 이 새로운 비상사태는 2020년에 끝난 7년간의 잔혹한 내전이 남긴 황폐함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이 나라의 이미 부족한 자금 대응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분쟁과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2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국내에서 집을 잃은 상태이고, 전체 인구의 4분의 3이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 게다가 남수단은 수단과 다른 나라에서 온 30만 명 이상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다.

구호 기관들은 수단 내 분쟁이 많은 생필품과 식량을 수단에 의존하고 있는 남수단 북부 주들의 상황에 미치는 광범위한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분쟁으로 인해 이미 국경 간 무역에 차질이 생겨 렝크 내 시장 물가 및 연료 가격은 치솟고 있고, 생수 및 기타 필수품의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제한된 이동 수단

한편, 기후 변화와 관련된 홍수로 인해 이미 열악한 남수단 북부의 많은 도로 기반 시설이 파괴되었다. 고향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는 귀환민들의 교통수단이 제한되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유엔난민기구의 보호담당관 릴리안 사바시(Lillian Sabasi)는 "유엔난민기구가 이곳에서 사람들을 임시 센터로 이동하는 것을 돕고 있지만, 추가 자원 없이는 이후의 이동이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새로 도착하는 취약층을 조다 국경 지점에서 렝크 내 임시 센터로 이동시켜주는 유난민기구 버스

새로 도착하는 취약층을 조다 국경 지점에서 렝크 내 임시 센터로 이동시켜주는 유난민기구 버스

말루알 마욤 덩(Malual Mayom Deng)과 가족은 수단을 떠나기 위한 버스표를 사는 데 가지고 있던 돈의 대부분을 썼다.

그는 "한 사람당 가격이 35,000수단 파운드(미화 58달러)였고, 8명이었기 때문에 매우 비쌌다"며 "남수단까지 오는 데 이틀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들은 여정의 마지막 구간을 그나마 가지고 있는 소지품을 가득 실은 당나귀 수레를 타고 이동했다.

우리는 다시 피난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간다.

알레키르처럼 말루알의 가족도 분쟁을 피해 도망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말루알은 "2016년, 우리는 분쟁 때문에 남수단을 떠났다"며 "수단에서 난민이 되었고 안전을 원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다시 피난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집은 남서쪽으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북부 바르 엘 가잘(Northern Bahr el Ghazal) 지역에 있지만, 어떻게 갈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핸드폰 연결이 원활하지 않아 고향에 있는 가족들과 연락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사람들은 기후 변화, 분쟁, 식량 불안정으로 인해 극도로 취약한 상태에 놓인 지역 사회를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남수단과 수단의 국경 상황에 대해 설명하는 유엔난민기구 보호담당관 릴리안 사바시(Lilian Sabasi) 

사바시(Sabasi)는 “남수단은 이미 심각한 인도적 위기를 마주하고 있었다”며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수의 귀환은 이미 고통받고 있는 지역 사회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알레키르와 가족은 남수단 어퍼나일주 맬룻(Melut) 지역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

알레키르는 “카르툼에서 폭력 사태가 발생하기 전 나는 많은 계획들을 가지고 있었다”며 “의사가 되기 위해 생물학을 공부하고 싶었고, 사람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모르겠다”고 그녀가 덧붙였다. “내가 살아있는 한, 내게 기회는 있다. 무언가를 할 기회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