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더 스위머스>: 시리아 난민 수영선수 유스라 마르디니의 리우 올림픽까지의 여정
넷플릭스 <더 스위머스>: 시리아 난민 수영선수 유스라 마르디니의 리우 올림픽까지의 여정
“영화가 변화를 일으키길 바라요”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이기도 한 유스라는 분쟁을 피해 유럽에서 새 삶을 찾으려 고군분투하는 자신들의 이야기가 난민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토론토 국제 영화제(TIFF)에서 있었던 시사회에서 “이 영화는 전 세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영화”라면서 “영화가 변화를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제작진에게 모두 다 이야기해 드렸어요. 실제 이야기, 진짜로 있었던 일을 담은 영화이길 바랐거든요.” 유스라는 제작 과정에서 제작진이 유스라 가족이 현재 살고 있는 독일 집과 처음 유럽에서 지냈던 그리스 난민촌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제작에 정말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이셔서 멋진 작품을 완성해 주실 거란 걸 한치도 의심하지 않았어요.”
유스라는 영화가 재미 이상의 무언가를 주길 바라는 기대감도 드러냈습니다. <더 스위머스>를 계기로 난민이란 무엇인지, 또 난민이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되길 바란다는 것이었습니다. 감독도 이에 동의하며 “영화가 난민과 젊은 아랍 여성을 둘러싼 고정관념을 전복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난민도 평범하고 온전한 삶을 살아가고, 꿈과 희망을 가진 평범한 사람”이라며 “영화가 이들이 그저 삶의 터전을 포기하고 모든 것을 걸어 안전과 더 나은 삶을 찾아 떠나야 하는, 상상하기 힘든 선택을 해야 했던 평범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우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유스라에게조차 자신이 살던 집을 버리고 떠나야만 하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난민’이라는 단어가 멀게만 느껴질 뿐이었습니다. “시리아에 살았을 땐 난민이 무엇인지조차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아무도 저에게 난민에 대해 알려주지 않았으니까요.”
유스라는 난민을 둘러싼 인식을 바꾸려면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육 시스템이 바뀌어야 합니다. 더 포용적으로 변해야 하고, 난민과 이주민의 이야기를 가르쳐야 해요.” 그 역시 자신의 이야기를 많은 이에게 전하고자 『버터플라이(2018, 국내 미출간)』라는 회고록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이번 <더 스위머스> 역시 난민의 잠재력과 가치를 알리리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모두를 똑같이 대해야죠.”
“난민이라는 단어에 한계 두지 않고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거예요”
유스라의 이야기는 백만 명 중 한 번, 아니 일 억 명 중 한 번이라도 일어날까 말까 할 특별한 이야기입니다. 일 억은 현재 전 세계 강제 실향민의 규모이기도 합니다. 물론 올림픽 접영 선수가 되는 것은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유스라는 자신의 재능과 성공을 원동력 삼아 난민을 대표해 목소리를 내고 사람들의 태도를 바꾸고자 합니다. “올림픽에 참여하면서 난민으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어요. 리우 경기장에 들어선 순간 제가 정말 많은 이들의 영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난민은 그저 단어에 불과하고,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함을 알았죠.”
유스라는 수영 외에도 앞으로도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서의 활동을 계속하면서 스포츠와 교육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자선재단을 건립하고, 연기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그는 할리우드의 이목이 자신에게 집중된 지금에도 소명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덧붙였습니다. “아직도 난민과 관련해서 바뀌어야 할 것이 많아요. 끝이 아니라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기억한다면 난민임이 부끄럽지 않습니다.
우리가 선택해서 난민이 되지 않았음을 기억한다면요.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선택지는 집에서 죽거나 바다에서 죽을 각오를 하고 피난하기,
폭탄과 익사 중 양자택일이었음을 기억한다면요.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일까요?
우리는 여전히 고향에서처럼 의사이고, 공학자이며, 변호사, 선생님, 학생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어머니이며 아버지이고, 언니, 오빠, 형, 누나입니다.
전쟁이 우리를 고아로 만들었습니다.
전쟁이 우리를 두려움에 떠는 부모로, 자식들을 학살에서 구하려 모든 것을 포기한 부모로 만들었습니다.
박해가 우리를 평화를 찾아 집을 떠나게 만들었습니다.
이것이 난민이고, 제 자신입니다.
유스라 마르디니,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