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 sites icon close
Search form

해당 국가 사이트를 검색해 보세요.

Country profile

Country website

탈레반의 ‘일자리· 학업 금지령'으로 영향을 받는 아프간 여성들의 미래에 대한 염려

뉴스

탈레반의 ‘일자리· 학업 금지령'으로 영향을 받는 아프간 여성들의 미래에 대한 염려

26 1월 2023

탈레반의 ‘일자리· 학업 금지령'으로 영향을 받는 아프간 여성들의 미래에 대한 염려

실향민 여성들은 일자리와 교육 기회가 없어지면 앞으로 가족을 부양하기 어려워질 것이라 우려한다.

WS_Photo.jpg

 

아프가니스탄 낭가르하르(Nangarhar) 주 잘랄라바드(Jalalabad) 시에 사는 국내 실향민 여성이 고객을 위한 옷을 재봉하고 있다. 그녀는 유엔난민기구의 생계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양복점 재단 사업을 시작했다.

ⓒ UNHCR/Oxygen Film Studio (AFG)

 

 

기온이 영하 10도를 맴도는 눈이 내리는 어느 겨울 아침,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Kabul) 동쪽 외곽에 위치한 어느 커뮤니티 센터에 걱정이 가득한 한 무리의 여성들이 모였다.

이들 중에는 최근 유엔난민기구의 협력기관인 현지 비정부기구 AABRAR(Amputee Bicyclists for Rehabilitation and Recreation)가 운영하는 생계 지원 교육 사업에 참여한 이들이 다수 있다.

해당 사업으로 작년에는 10명의 여성들이 재단과 바느질에 대한 교육을 받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를 열망하는 많은 여성들이 자원봉사자로서 본 사업의 교육 세션에 참석했다. 교육을 완료한 여성들에게는 재봉틀 등 각종 필요한 장비가 제공되었으며, 지역 기업 및 바이어들과 연계되기도 했다.

이는 각종 서비스 및 기회가 제한되는 척박한 환경의 지역사회를 위한 중요한 이니셔티브다. 이 지역에는 수백 명의 실향민 가족이 살고 있으며, 이 중에는 고향의 불안정한 상황 때문에 파키스탄에서 수십 년을 보낸 후 2016 년에 아프가니스탄으로 돌아온 약 1,100 가구의 전통적 목축형 유목 민족인 “쿠치스(Kuchis)”도 포함된다.

이 마을은 국내 실향민들과 난민들이 가장 빈번하게 귀환하는 곳으로 꼽히는 80개 지역 중 하나에 위치해 있다. 유엔난민기구와 그 협력기관들은 이 지역들을 귀환 및 통합 우선 지역(PARR, Priority Areas of Return and Integration)으로 지정했으며, 생계지원 교육 사업은 해당 지역의 교육, 보건 및 노동과 같은 필수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지역사회 기반 이니셔티브 중 하나다.

"걱정으로 인해 밤잠을 못 이룬다."

그러나 본 사업과 이에 참여하는 여성들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아프가니스탄의 사실상(de facto) 집권 정부가 최근 발표한 법령은 국내외 비정부기구 여성 직원들의 출근을 금지하는 조치를 포함하여 여성의 이동과 생활에 있어 추가적인 제한을 두었다. 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사실상 집권 정부가 해당 법령을 개정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만일 이러한 상황이 지속된다면 이 사업처럼 비정부기구 여성 직원들이 다른 여성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는 일들이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작년에 해당 교육 과정을 졸업한 18세의 사남(Sanam, 가명)은 최근에 발표된 법령에 대해 들었을 때 울음이 터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너무 슬프고 실망했다"며 "(그로 인한)걱정으로 밤잠을 못 이룬다”고 말했다.

사남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가족 중 유일하게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여느 남자처럼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가족들 또한 내가 소녀 가장으로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규제가 도입되고 기존의 제한들이 강화되면서 그녀의 월 소득은 이미 3분의 2 수준만큼 줄어들었다. 그녀는 "시장에 나가는 것이 어렵게 됐다”며 “이제는 매일 갈 수 없고, 마흐람(가족 관계인 남성 보호자, Mahram)과 반드시 동행해야 한다. 그만큼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자재를 사는 것이 힘들고,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전에는 한 달에 7,000 아프가니(미화 78달러) 정도를 벌 수 있었지만 지금은 2,000아프가니 (미화 22달러) 정도밖에 벌 수 없다”며 현재의 어려운 상황을 전했다.

또 한 명의 여성 샤코코(Shakoko)도 이에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두 아이의 엄마인 26세 샤코코는 남편이 일자리를 찾아 파키스탄으로 떠난 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그녀는 "재단을 배우기 위해 이곳에 왔고, 그 덕에 약간의 수입을 얻는다”고 말했다.

"번 돈은 치료를 위해 사용한다. 만약 내가 일이 없었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가족을 부양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그녀가 말했다.

"만약 내가 일이 없었다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이 사업의 교육 담당자로 참여한 지납(Zinab)은 해당 교육 사업이 현재 가장으로 살아가는 많은 지역 여성들에게 생명줄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어머니에게 바느질을 배워 자녀들을 부양하기 위해 교육 담당자 수입에 의존하는 과부인 그녀는, 이 사업이 여성들에게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우정과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 지역 사회의 많은 여성들은 [정규적인] 교육을 받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스스로를 부양할 수 있는 다른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번 조치가] 지역 사회에 미칠 영향이 정말 두렵다"고 덧붙였다. “일자리가 없다면 돈이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가족을 지원할 수 없게 된다. 그들의 자녀들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2021년 8월, 현재의 사실상 집권정부가 장악한 이후 소녀들은 중등교육에서 배제됐고, 12월에는 여성의 대학 진학 금지 조치가 발표됐다.

아프가니스탄 인구의 절반이 극심한 식량난에 직면하고 300만 명 이상의 국내 실향민이 발생한 상황에서 여성 직원들이 비정부기구에서 활동하는 것을 제한하는 조치는 중요한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엔난민기구는 다른 유엔 기구 및 비정부기구들과 함께 해당 조치의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유엔난민기구 최고대표 필리포 그란디(Filippo Grandi)는 “여성들이 인도주의 활동을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그들의 인간다움(Humanity)을 심각하게 부정하는 일”이라며 “해당 조치는 모든 아프간인,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에게 더 많은 고통과 어려움을 초래하기만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여성들이 커뮤니티 센터를 떠난 후고 이 지역의 한 연로한 남성 지도자가 유엔난민기구 직원들을 만나 새롭게 마주한 어려움들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업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이 사업에 매우 만족한다. 우리는 유엔난민기구가 장차 이곳에서 10명의 여성들뿐만 아니라 100명의 여성들에게 각종 교육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힘차게 말했다.